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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나와 오늘도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요


안녕하세요. 저는 단단해지고 싶은 엄마, 단단한 레이나입니다.
이 블로그는 아이와 함께 자라는 엄마의 이야기,
그리고 일상 속 배움과 감정의 기록을 담고 있어요.

✔ 엄마표 학습
✔ 아이의 성장 에피소드
✔ 엄마의 정체성까지!

이 공간이 누군가의 느린 육아에 힘이 되는 이야기,
그리고 따뜻한 기록의 도서관이 되길 바랍니다.
늘 찾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

엄마표 학습노트/국어

받아쓰기 0점에서 시작한 초보엄마의 기록

by 단단한 레이나 2025. 5. 7.

“피자를 겸지라고 쓴 아이”

그날의 충격과, 그 후의 변화


저의 아이 댄댄이는 7살 때 어린이집에서 처음 받아쓰기를 했어요.
가지, 나비, 다리, 이런 쉬운 두글자의 단어들이었어요.
그리고 첫 받아쓰기를 70점을 맞았을 땐 솔직히 ‘그래, 다행이다’ 안심했어요.
 
7살 때까지 집에서 한글을 단 한번도 가르쳐보지 않은 상태였거든요.
그냥 어린이집에서 조금 배운정도.
 
그 흔한 낱말카드조차 제대로 시도해보지 못한 상태였어요.
워킹맘이라는 이유도,
아이가 12월생이라는 이유도 다 핑계였죠.
 

그래서 그냥 아 70점 정도면 괜찮지- 하고 넘겼어요.

 
그런데 바로 다음 주, 40점.
그다음엔 30점…
20점…

 
어느날은, 받아쓰기 종이를 보면서 숨이 턱 막혔어요.


고구마 → 뷰마머

피자 → 겸지

 

고구마를 뷰마머라고 쓰고, 피자를 겸지라고 써낸 댄댄이.


3주차 고구마를 뷰마머라고 써온 댄댄이.
4주차 피자를 겸지라고 써온 댄댄이

 

글자를 모양으로만 외우고 있었던 거예요.
**소리(음가)**를 전혀 몰랐다는 걸 그제서야 깨달았어요.

댄댄이는 공부를 하자고 하면 소리를 지르고 울고, 장난감을 던지고, 감정이 폭발했어요.
그럴 때마다 저는 왕복 3시간 출퇴근 만원 전철로 지쳐있었기에, 솔직히 ‘굳이 지금 억지로 공부시켜야 하나?’ 싶기도 했어요.
 
그리고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저희 댄댄이는 0점을 맞아도 부끄러워하지 않았거든요.
 
저는 제 초중고대 시절 공부하며 꼭꼭 다짐했었어요.
 

절대 내 아이에게
억지로 공부시키지 않을거야!
공부는 때가 있고,
필요를 느끼면 스스로 하게 되어 있어!
자기가 부끄럽지 않으면 상관없어!
적성을 찾고, 대학갈때 맞는 학과를
잘 찾으면 사는데 지장없어! 

 

 

지금 생각해보면 아주 큰 오만이었고, 난 아주 현명한 신 여성이라고 생각했던 크나 큰 착각이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레이나가 취업을 하고 지금의 직업을 가질 수 있었던 이유는 적성에 맞는 대학의 학과를 가서 재미있게 공부했기 때문이고, 적성에 맞는 대학의 학과를 갈 수 있었던 것은 수험생 시절 열심히 공부했기 때문이고
수험생 시절까지 쭉 보통에서 보통이상정도의 성적을 유지할 수 있던 이유는, 유년시절 책과 함께 살았기 때문인것 같거든요.  
 
책 읽는 것을 그냥 하나의 놀이라고 생각하며 
책을 장난감 삼아 유년시절을 보냈고
만화책 포함, 장르를 가리지 않고 책을 가까이 할 수 있게 해주신 레이나의 엄마 덕분이었는데
 
저는 오만하게도 저 혼자 그냥 공부해서 대학하고 취업했다고 생각해버린거죠. 
 
세살 이전 기억이 없던 시기에도 항상 책을 가까이 하게 해줬던 레이나의 어머니 노력은 까맣게 잊었고
댄댄이에게 그렇게 노력해주지 않았으면서, 그저 어린이집가서 배웠으니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해버린 
철 없는 초보엄마의 첫번째 실수가 그렇게 시작되어버렸던 것이죠.
 
 

결국 0점맞고도 나만 0점이야! 대단하지! 하고 키키키 웃던 귀여운(?) 댄댄이를 보며

에이 설마- 한글 못떼고 학교 가겠어? 라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황금같았던, 어쩌면 빨리 잡을 줄 수 있는 기회였던, 7살의 10월, 11월이 지나고 12월이 왔어요. 
 
한달 후면 8살인데 댄댄이는 학습지를 풀어보자고 하면 세상 무너질 듯 통곡을 했고
엄마 미워! 엄마는 미운쟁이!!!!! 라며 
씩씩거리고 방에 들어가 이불을 뒤집어썼어요. 
 
그제서야 스물스물 겁이 난거예요.
‘한글 못 뗀 채로 학교 가면 큰일 날까?’ 자책과 걱정 사이에서 방황했던 시간이 아까웠고
구글, 네이버, 유튜브 검색을 시작했어요. 
 

아 에 이 오 우 ㄱ은 그, ㄴ은 느, ㄷ은 드...

소리부터 다시 시작하기로 했죠.



그리고 댄댄이는 8세 3월,
교과서를 더듬더듬 읽을 수 있을 만큼 성장해서 초등학교에 입학했어요.
하루하루가 마법 같았고, 아주 소중했어요.
 
물론 유창하게 읽게 된것도 아니고
받아쓰기를 할 수 있게 된건 더더욱 아니에요.
다만, 첫 수업시간, 첫 교과서,
첫 교실의 첫 칠판의 첫 안내사항들을 읽을 수 있는거죠. 

저에겐 굉장한 성과였고 소중한 결과물이고, 
초보 엄마로서 아주아주 뿌듯한 키움! 이었어요. 



그래서 말하고 싶었어요.
저처럼 자녀가 7살인데 한글을 못떼어서, 걱정되어 검색하신 부모님들 걱정을 덜어드리고 싶었어요. 
저 엄청 마음고생 했거든요.

7살에 한글 못 떼도 괜찮아요.
지금부터라도 ‘음가’부터 시작하면, 아이는 분명 따라올거예요!
조금 늦더라도요. 





댄댄이가 가장 크게 도움 받았던 자료입니다. 

 

 

한달동안 더듬더듬 읽게 만들어준 마법의 영상.
 
책을 사서 영상과 책을 한달 활용했어요.
통문자, 단어모양으로 익히게 해주는건 아주 어릴때 시도하면 좋았겠지만
우리 댄댄이는 시간이 부족했으니까요.
댄댄이에겐 음가를 익히게 해주는 방법이 급했던 8살 1월에 시기적절하게 맞아떨어졌습니다. 
 

몸으로 모양을 알려주며 음가를 들려줬어요.
댄댄이가 재미있어했고 엄마와 놀이하듯 익혔습니다.

 

하루에 두장 하는 날도 있고, 열장 하는 날도 있었어요. 중요한 건 매일 했다는 점 입니다.
금해랑 선생님의 한글 빅뱅!

 
 

어느 누군가에게는 꼭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감히 레이나가 나은 사람이라서, 훌륭한 엄마라서가 절대절대 아니라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었던, 도움이 필요했던 댄댄이 엄마의 마음으로, 이런 글들로 위로와 도움을 받았던 기억으로, 저도 어느 부모님들께 소소하게나마 안심을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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